다들 뮤지컬 '영웅'이라는 작품을 아실겁니다. 영웅이라는 작품이 12월에 영화로 개봉된다고 합니다. 또 한번 애국심을 불태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오늘은 영웅의 주인공인 안중근의 이야기를 소설로 만든 책 '하얼빈'을 소개해보려합니다. 칼의 노래의 저자 김훈 작가가 쓴 소설이라 그런지 더욱 기대감을 가지고 읽었던 책입니다. 책의 소개와 함께 후기를 작성해보겠습니다.
목차
이토 히로부미 이야기
책 '하얼빈'은 주인공 안중근의 이야기로 시작하지 않는다. 안중근의 손에 처형당한 이토 히로부미가 대한제국 황태자를 데리고 일본에 가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책의 시작을 안중근이 아닌 이토 히로부미의 이야기로 시작한 작가의 의도를 생각해보았다.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인들은 이토 히로부미라는 사람을 조선을 식민지로 삼았던 일본의 권력자, 쉽게 말해 선악 구도에서 악으로 여겼다. 그런 상황에서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처형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왜 이토를 처형했는가에 대해서 충분한 설득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냥 일본의 나쁜 정치인으로만 표현되어서는 안중근이 행한 거사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이 안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첫 시작을 이토 히로부미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그 사람이 당시 가지고 있던 생각들 그에 따른 행동들을 먼저 이야기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런 방식으로 책을 구성하는 것은 김훈 작가의 특징이기도 하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역할을 설명하는 것에 집중하지 않는다. 그것보다 인물들이 인간으로서 지닌 개성적인 측면을 드러내는 데 더욱 집중을 한다. 이 책에서도 역시 이토가 조선인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멸시 등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것보다 이토가 일본 천황을 대하는 태도나 식민지 조선에서 일어나는 3.1 운동과 같은 저항 운동을 바라보는 시선들에 집중을 한다. 이토가 다른 일본의 정치인들보다는 좀 유화적인 사람이었다는 말을 들어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혹자들은 이런 이토를 안중근이 처형한 게 조선의 입장에서 오히려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이 아닌가라는 평가를 내리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터무니없는 말이다. 이토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한일병합에 대해 약간 유화적 태도를 지닌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가 조선을 식민지로 삼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거나 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토는 한일병합을 너무 급하게 진행하는 것, 강제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걱정했다. 이런 방식이 일본의 이미지에 좋지 않게 적용될 것을 우려했을 뿐이다. 이토는 그저 자신의 나라 일본을 걱정한 것뿐, 식민지 조선을 걱정한 것은 절대 아니다. 책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묘사하는 여러 장면들이 나온다. 특히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이토가 사망 후 일본 신문사들이 이토의 죽음을 묘사한 부분이다. 이토는 생전에 풍류를 많이 즐겼다고 한다. 이토의 죽음 후 풍류계의 기생들이 이토의 죽음을 애도하는 모습을 신문기자들이 기사로 보도했을 정도라고 한다. 저자는 이 부분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독특하게 풀어낸다. 한국인 입장에서 이토의 인간적인 모습을 그린다는 것에 거부감이 들 수 있다. 작가는 그런 부분에서 자신만의 적당한 선을 지켜 표현한 점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인간 안중근의 이야기
이토의 이야기에 이어 안중근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안중근에 대한 첫 묘사는 노루를 사냥하는 포수로 등장한다. 이 장면도 김훈 작가의 의도가 잘 담긴 장면이라 생각된다. 독립운동가 안중근이 아닌 포수 안중근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안중근이 이토를 처형하는 것과 연관 지어 생각해볼 수 있지 않나 싶다. 무언가를 조준해서 맞추는 사람, 총을 쏘는 사람으로서 안중근은 이 책의 중요한 핵심 포인트라고 생각된다. 또 책에서는 안중근이 왜 이토를 처형하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나에 대한 답도 얻을 수 있었다. 사실 안중근의 여러 가지 다른 방식으로 훗날을 도모할 수도 있었다. 후진양성을 위해 학교를 세워 교육에 힘쓰거나 자신의 사촌처럼 군사학교를 세울 수도 있었다. 또 다른 독립운동가들처럼 이후에 생길 상해 임시 정부에 합류해 독립운동을 하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안중근은 직접 자신의 손으로 이토를 처형하기로 결심한다. 왜 그런 결심을 하게 된 것일까. 책에서는 안중근에게 허황된 생각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가 100년 뒤를 준비하라고 충고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안중근은 지금 당장 조선의 상황에서 100년 뒤를 생각하는 것이 더 허황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사실 이 소설에서 안중근이 이토를 처형하는 장면은 클라이맥스가 아니다. 매우 짧게 서술되어 있고 책의 중반부쯤에 등장한다. 오히려 이후 안중근이 체포되고 일본 경찰에 의해 신문당하고 재판받는 과정이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안중근이라는 인간이 가졌던 생각들, 동양평화론으로 대표되는 안중근이 가졌던 사상들을 보여준다. 작가는 안중근이 행한 행동이 아닌 인간 안중근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더 보여주려 한 것 같다.
후기
사실 책이 쉽게 읽어지진 않았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부분 때문에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었다. 흔히 우리는 안중근을 그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이라 말한다. 이 책은 영웅으로서의 안중근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안중근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잘 보여준다고 생각된다. 안중근이라는 인물의 생각을 더 깊이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더 몰입할 수 있었다. 물론 소설이라는 점에서 안중근이라는 인물이 당시에 진짜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책을 읽게 된다면 분명 안중근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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